대학교 졸업하고 취준까지는 잘 버텨왔는데 직장와서 밑천 안 드러날 수가 없는 거 같아요(정말 기나긴 넋두리)
규칙적인 수면에 지각 거의 한 적 없고 고딩때까지는 크게 문제가 없었습니다.
사회성이 좋다곤 말 못하지만(빈말이나 큰 리액션을 진짜 못하겠더라구요 ㅋㅋㅋ쥐어짜도 영혼 없는거 티나서..)항상 조용히 있으면 반은 간다는 말을 뇌에 힘주고 새겨와서 친구 관계 좁고 깊긴 해도 아주 큰 문제는 없었던 거 같아요 진짜 조용한 ADHD 전형적인 예..?생기부에도 딱히 산만하다는 말은 없었어요.
아 굳이 따지면 일찍 자도 아침잠이 많았던거랑 후달리는 청각주의력, 불안 높아서 시험 때 약한 거…?(저 재수 때 국어가 어려웠어서 1교시부터 멘탈 나가 망한 케이스라 어릴 때 약 먹었으면 좋았을거란 생각은 이 때 정도…)
적당히 인서울 중위권 경영학과 나와서 1학기 빼고 늘 성적 장학금 받아서 학점도 4점 넘겨서 졸업했고 딱히 문제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여대라는 환경때문인지 주변에 다 열심히 공부해서 중고딩때도 안했던 매일 수업 녹음 듣고 복습과 주말 총복습을 꾸준히 실천했던 기억이ㅋㅋㅋ대외활동이나 동아리활동도 열심히 했고…토익 성적도 900 중반까지는 찍었었고(오히려 약 안 먹었을 때가 점수는 더 높은…그래도 확실히 청각주의력 문제때문인지 보통 이 점수대에서는 LC는 만점 나오던데 전 끝내 만점은 못 찍었네여)
스펙도 괜찮게 쌓아서 금융권 들어갔습니다. (첫회사 금융권-두번째 회사 외국계 금융권) 거기서부터 지옥문이 열리더군요. 사실 이전에 서비스직 알바를 여러 개 했었는데 좋은 소리 들은 적이 잘 없어서 이때 알았어야 했는데…..
취준 시작하고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과는 5년 전부터 다니고 있는데, 우울불안은 효과를 많이 봤습니다.
그러고 첫직장 입사전 공기업 파견직을 잠깐했는데, 우울 불안 관련 약 먹는데도 잔실수 누락 천지에 맨날 혼나서 CAT검사했고 저하 두개에 경계 한개 떠서 ADHD 판정 받았어요.
그러다 첫 직장 운용사 지원 업무쪽으로 들어갔고, 거기서도 욕만 먹다가 어느 날 디지게 혼나다 멘탈 터져서 에밍아웃하고 7개월 만에 권고사직행ㅋㅋㅋ
어떻게 몇개월 쉬다가 두번째 직장으로 이직했습니다. Finance 직무, 그중에서도 빡세다는 펀드회계 쪽이었고 지옥문 아래도 있다는 것을 알았네요.
콘54 아토목 40 먹는데도 누락, 실수 천지에 결국 같은 팀의 같은 학교 나온 임원한테 밉보여서 1년에 경위서 7개 썼습니다.
근데 정말 사소한 실수임에도(직장 다니는 친구들한테 최대한 객관적으로 말했는데도 뭐 그런거로 경위서까지 쓰냐고 하던..몇천은 빵꾸내야 쓰는거 아니냐고), 혹은 제가 고의로 한 것이 아닌데도, 고의로 직무태만한 것처럼 쓰라고 강요하더군요. 알고보니 그 임원은 이미 전에 퇴사한 차장급 직원들한테도 노동청에 두번 신고당하는 등(마이크로매니징+직장내 괴롭힘)전적이 있었습니다. 결국에는 한 번만 더 그러면 징계처분한다고 했습니다. 사실상 나가라는 뜻이였져… 이게 은행 제외 금융권은 업계가 좁아서 레퍼체크 빡세게 하는 편이고,저렇게 되면 경력증명서 발급받을 때 징계내역 남습니다. 통보 받고 바로 퇴사했네요..그렇게 1년 반 다녔고 지금 1년째 재취준 중입니다. 퇴사하고 몇 달 안지나서 보이스피싱 비슷하게 몇천 사기도 당했네여..이것도 불안이 제가 기본적으로 높은 편이라 훅 올라오면 다층적인 사고가 안되는…?사기꾼들이 시간적 압박을 계속 가하니까 그렇게 되더라구요 한발짝 떨어져서 이성적으로 보는게 전혀 안되는ㅎ
솔직히 1년 지났는데도 제가 일주일 전에 회사 면접이랑 병원날짜랑 겹쳐서 병원을 어쩔 수 없이 일주일 뒤로 미뤘는데, 남는 약이 없어서 안 먹고 버텼는데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사실 저는 ADHD 약은 효과를 별로 못느끼는데(요즘은 콘 부족해서 메디키넷 처방받는데 이건 부작용이 더 크더라구요) 우울 불안 쪽 약은 안 먹는거랑 차이가 커서…
이게 사실 엠비티아이 얘기 꺼내긴 좀 뜬금없을 수도 있지만, 제가 ISTJ+성인ADHD 조합이라 이 괴리감 때문에 더 힘들어했던 거 같아요.
보통 성인ADHD한테 회계나 숫자관련 업무 최악이라고 하는데, ISTJ 찾아보면 최적 직업이 회계사, 세무사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같은 경우 말주변이 없어서 영업 마케팅은 생각도 안했고, 스스로도 성실성 하나는 자신있고 위험회피+긴장많이함+안정적인 것을 선호하는 성향이라 생각하여 공기업/공공기관이나 사기업 중에서는 비교적 루틴한 편인 회계재무쪽을 선택한 것이었는데(일단 제가 나이 컴플렉스가 좀 있어서 사기업 먼저 준비 시작했고 회계재무 쪽 학교 성적도 괜찮았어서..스펙도 이쪽+금융권으로 쌓아왔습니다), 크나큰 오판이었습니다. 일단 제가 일반회계 하는 쪽은 안 가봐서 잘 모르긴 한데, 회계도 회계지만 금융업 쪽이 워낙 분위기가 하드한게 아주 최악의 시너지를 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쪽(opreations결제나 펀드회계)쪽이 야근도 워낙 많이하고 빡세서 일반인도 2년 버티면 잘 버틴거라고 하더라구요ㅎ 주식장이 매일 열리다보니 일반회계에서는 월말에 하는 마감을 펀드회계에선 매일 하는 셈이라…더군다나 제가 체력도 기본 에너지도 약한 편이라 야근에는 더 쥐약이었습니다….다니는 동안 칼퇴한 적 손에 꼽는데, 8-9시되면 정말 물리적으로 머리가 안돌아갑니다. 그 와중에 계속 숫자 보자니 미치더라구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자산운용사들이 대체로 인원이 적은 편이라 업무량 자체가 많은 것도 한 몫 했습니다.
직장 내 인간관계도 문제였습니다. ISTJ가 주로 여자보다는 남자한테 많은 mbti이고, 여자 중에서는 주로 공대나 상경계 쪽에 많다고 알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알바+계약직+인턴+정규직 거치면서 여자 상급자 및 동료와 트러블 안 난 적이 없었습니다. ISTJ 특유의 빳빳함, 과묵함?을 아니꼽게 보더라구요. 솔직히 제 기준에서는 일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왜 별것도 아닌거로 버튼 눌리지 싶은게 많았고, 제가 조용한 성격이라 더 만만하게 보고 가스라이팅 시전하더군요..거기에 ADHD의 세심함 부족까지 합쳐지니 환장의 시너지! 저는 최대한 기본적인 사회적 매너는 지키는 편이었는데 그들 눈에는 턱없이 부족하게 보였나봐요. 대학교 1학년 때 첫 알바로 배스킨라빈스 알바했는데 두살 위 여자 매니저한테 넌 왜 남자 사장님 말은 듣고 내말은 안듣냐고 별 개소리를 다 들어봤습니다.(한달 하고 런쳤는데 남자 사장님은 얼굴도 보기 힘들었습니다 잘 안오셔서)
약도 이리저리 조절해봤고, 상담도 몇번 해봤고, 저 담당하시는 쌤이 다른 원인이 있을 수도 있어서 아예 풀배터리를 했는데 결과는 똑같았습니다. 웩슬러 지능검사에서 나머지는 평균 이상인데 처리속도 영역이 78 경계 나와서 충격 조금 먹고 이거 때문에 잔실수가 많고 주의 시야가 좁은 편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결론은, <ADHD와 사이좋게 지내기> 책에도 나온 것처럼 ADHD는 애초에 적성에 맞는 일 하는게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사실 제가 진짜 적성에 맞다고 생각하고 좋아하고 파는 분야는 음악입니다ㅋㅋㅋㅋ7살 때부터 고1때까지 클래식 피아노 쳤기도 했고…여튼 예체능쪽에 ADHD 많다는게 괜히 나오는 말은 아니구나 싶더라구요.
사실 그동안 힘들어서 보지도 않던 사주도 몇 번 봤는데, 일부러 개인적인 정보 얘기 잘 안 했는데도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남성적이다, 조직생활할 팔자 아니다, 연구원이나 예술 쪽 좋다 였습니다ㅎ
근데 일찍부터 전공으로 판 사람들도 예체능으로 먹고 살기 힘든데, 이걸 고려 안할 수가 없다보니 현재는 공기업/공공기관 쪽으로 준비중이네요. 업무 강도도 그렇고, X신같이 일해도 너도 나도 안 잘리는 공기업/공공기관이 현실적으로 저한테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웃긴 건 제일 최근 본 사주에서는 만약에 공기업 같은 곳 들어가도 얼마 안 다니고 자기가 뛰쳐나올거라고 하더라구요ㅋㅋㅋ(저는 사주 볼 때 제가 ADHD라고 말한 적 한 번도 없습니다..)
ADHD 종특인지 일은 많이 벌려놔서 작곡 레슨 1년 2개월 째, 모 대학교 악기(하프시코드라고 피아노 전신 건반악기 있습니다) 관련 연주 디플로마 과정 1년 코스 올해 등록해서 다니고 있네요ㅎ 올해는 제발 잘 맞는 곳 들어가서 눌러앉고 싶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