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에게도 장점이 있을까
ADHD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보통 단점부터 떠올린다.
집중하기 어렵고, 해야 할 일을 미루고,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고, 충동적으로 행동하거나 시간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
나 역시 오랫동안 ADHD를 ‘고쳐야 하는 문제’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ADHD를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나에게 맞는 환경을 찾기 시작하면서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됐다.
ADHD에게도 장점이 있을까?
정확히 말하면 ADHD 자체가 장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ADHD와 함께 나타나는 여러 특성 중에는 상황과 환경에 따라 ADHD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ADHD 장점 1. 새로운 것을 탐색하는 힘
나는 새로운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찾아보고, 직접 해보고, 또 다른 아이디어와 연결한다.
예전에는 이런 성향 때문에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콘텐츠를 만들고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 성향은 전혀 다르게 작동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사람들의 문제를 발견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일에서는 끊임없이 탐색하는 성향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같은 특성도 어떤 환경에 놓이느냐에 따라 단점이 되기도 하고 강점이 되기도 했다.
ADHD 장점 2. 관심 있는 것에 깊게 빠지는 몰입
ADHD라고 해서 언제나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관심 없는 일을 할 때는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들 때가 있지만, 정말 궁금하거나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면 몇 시간 동안 그것만 파고들기도 한다.
물론 이런 몰입이 지나치면 다른 중요한 일을 놓칠 수도 있다.
그래서 무조건 장점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방향을 잘 잡으면 특정 분야를 깊게 공부하거나, 짧은 시간 안에 결과물을 만드는 힘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내가 콘텐츠를 만들거나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때 자주 사용하는 ADHD 강점 중 하나이기도 하다.
ADHD 장점 3. 서로 다른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능력
ADHD와 창의성의 관계는 연구에서도 계속 논의되고 있다.
ADHD를 가진 모든 사람이 창의적인 것은 아니며, ADHD가 곧 높은 창의성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일부 연구에서는 ADHD 성향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능력이나 실제 창의적 성취 사이의 관계가 관찰되기도 했다.
나 역시 머릿속에서 여러 생각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었다.
생각이 너무 많아 집중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콘텐츠나 사업에서는 오히려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것들을 연결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때가 있었다.
ADHD의 장점을 찾기 전에 먼저 해야 했던 것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ADHD의 장점을 발견하기 전에 먼저 ADHD의 어려움을 관리하는 법부터 배워야 했다.
수면이 무너지고, 일정관리가 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계속 미루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아도 실제 삶에서 사용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나에게 ADHD 관리란 나를 다른 사람처럼 만드는 과정이 아니었다.
나를 힘들게 하는 부분에는 시스템을 만들고,
내가 잘하는 부분은 더 잘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과정에 가까웠다.
ADHD 강점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예전에는 내가 가진 특성 중 많은 부분을 단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직업과 환경이 달라지면서 같은 특성이 전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반복적인 일을 할 때는 산만함이었던 것이 새로운 것을 탐색하는 힘이 되기도 했고,
생각이 너무 많은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능력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은 ADHD를 무조건 장점이라고도, 무조건 단점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라고 생각한다.
ADHD의 어려움은 필요한 만큼 관리하고,
내가 가진 ADHD 강점은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어쩌면 ADHD를 극복한다는 것은 ADHD다운 모습을 전부 없애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뇌를 조금 더 능숙하게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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